밴드 NELL이 7년 만의 어쿠스틱 공연 ‘Still Sunset’으로 오는 10월 3일 Billboard Live YOKOHAMA를 찾는다. 2008년 ‘SUMMER SONIC’ 출연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일본에서 공연을 펼쳐온 그들이지만, 어쿠스틱 라이브는 2018년 Billboard Live TOKYO에서 선보인 ‘HOME’ 이후 7년 만의 개최다. NELL은 그때의 경험이 이번 공연을 기획하는 데 큰 영향을 줬다고 이야기와 함께, 콘서트 타이틀 ‘Still Sunset’의 의미와 요코하마 공연이 특히나 기대되는 이유를 설명한다.
모처럼 만난 베테랑 밴드인 만큼 공연에 대한 내용으로만 인터뷰를 끝내기는 아쉬운 바, 그 밖에도 여러 이야기를 듣고 왔다. 26년째 끊임없이 새로운 앨범을 발표하고, 매해 수십 회차의 라이브를 소화하는 엄청난 활동의 원동력과 지금도 “아직 전성기는 오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유, 한국의 ‘밴드 붐’을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처음 공개하는 다음 앨범 작업을 위한 새로운 시도와,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일본 팬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이번 공연을 기다리고 있는 일본의 NELL 팬들이 계속해 이들의 새로운 공연, 새로운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놓을 수 없는 이유들로 가득한 이야기를 아래에서 확인해보자.
Interview & Text:soulitude
—— 꾸준한 사랑을 보내주고 있는 NELL의 일본 팬들에게 인사 부탁드립니다.
NELL:지난 공연을 한 지 그리 오래 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금방 또 찾아뵐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저희가 일본 공연을 되게 좋아해요. 일본 팬 분들이 저희를 굉장히 따뜻하게 맞아주시는 것을 느낄 수 있거든요. 이번 공연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분위기가 굉장히 좋을 것 같아요.
—— 그동안 일본 공연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빌보드 라이브’에서의 공연은 7년 만입니다. 다시 이런 형식의 공연장을 찾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NELL:최근 저희가 했던 공연들은 기본적으로 록 스타일의 공연이었고, 이번에는 정말 오랜만에 어쿠스틱 공연을 하게 됐어요. 그리고 저희가 7년 전에 경험했던 도쿄의 빌보드 라이브 공연장이 어쿠스틱 공연을 하기에 정말 최고라고 느꼈거든요. 그래서 이번에도 빌보드 라이브 공연장에서 진행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요코하마에서 가능하다고 해서 가게 됐습니다. 일본을 여러 차례 방문했지만 요코하마를 가본 적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가보고 싶기도 했어요.

—— 공연 타이틀이 ‘Still Sunset’입니다. 2022년의 발매곡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보이는데, 공연 제목의 의미가 궁금합니다.
NELL:‘Sunset’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는 대부분 비슷할 것 같아요. 그 해질녘의 풍경과 공기 말이죠. 하지만 ‘Still’이라는 단어에 대해서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어요. ‘고요하다’라는 의미가 될 수 있고,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죠. 그래서 어쿠스틱 공연 특유의 정적인 분위기를 나타내기도 하고, 저희가 26년차 밴드로서 여전히 이 자리에서 연주와 노래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해요. 저희 노래 제목이기도 하지만, 이번 공연의 의미에 이만큼 어울리는 표현도 없겠다고 생각해서 공연 타이틀로 정했어요.
—— NELL의 어쿠스틱 공연만의 매력이 있다면요?
NELL:저희에게 있어서 어쿠스틱 공연을 준비하는 건 아주 큰 작업이자 재미있는 작업이에요. 단순히 어쿠스틱 셋으로 악기를 바꾸고 편곡을 다듬는 개념이 아니라, 아예 새로운 곡을 작업한다는 감각으로 곡 전체를 다 바꾸는 작업을 하거든요. 이번 공연도 마찬가지예요. 그래서 익숙한 곡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으로 즐길 수 있을 겁니다.
—— 7년 사이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어요. 이번 콘서트가 7년 전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NELL:7년 전에 했던 어쿠스틱 공연과 가장 큰 차이는 일단 들려드릴 노래들이 아예 다르다는 거죠. 그리고 우리나라에서 아주 유명한 연주자들을 모셔서 보다 풍부한 사운드를 들려드릴 예정입니다. 우리나라 최고의 세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인 고태영 씨, 그리고 키보디스트 양문희 씨가 함께합니다. 덕분에 저희가 생각만 하고 다 표현하지 못했던 사운드까지 이번엔 다 표현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아시다시피 오랫동안 함께했던 드러머가 팀을 나가게 됐기 때문에, 새로운 드러머와 함께하면서 생기는 신선한 시너지도 있을 겁니다.
—— 이전에 ‘Let’s Part’의 일본어 버전으로 감동받은 일본 팬들이 많습니다. 이번에도 일본 공연만의 특별한 점이 있을까요?
NELL:한국에서 했던 ‘Still Sunset’ 공연에 비해 플레이타임이 많이 짧아져서, 새로운 요소를 넣는 것은 조금 더 고민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희가 ‘Still Sunset’ 공연만을 위해 새롭게 편곡한 노래들이 많은데, 그 중에 많은 부분을 덜어내야 하는 상황이라 아쉽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저희가 신중하게 추리고 추려서 꼭 보여드리고 싶은 노래들만 보여드리게 되는 만큼, 아주 엑기스 같은 공연이 될 거라 더 좋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해요.
—— 7년 전 인터뷰에서 ‘빌보드 라이브’와 같은 공연장은 처음이라고 말했어요. 그때의 기억은 어떻게 특별하게 남아 있나요?
NELL:공연 전에는 걱정도 많이 했어요. 일반적으로 저희가 해왔던 공연과는 조금 다르잖아요. 저희와 관객이 서로 섞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되지 않을까 염려했죠. 하지만 실제로 해보니 너무 좋았어요. 걱정했던 것보다 서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분위기더라고요. 공연장 입구부터 너무 깔끔하고 고급스럽게 되어 있었고, 공연 중간에 커튼이 열리면서 보이는 롯폰기의 야경도 너무 예뻤어요. 이런 건 영상 비주얼로 대체할 수 없는 거잖아요.

—— 그 기억을 토대로 준비하고 있는 부분도 있을까요?
NELL:저희가 ‘Still Sunset’ 한국 공연을 기획했던 게 작년 여름쯤이었는데, 그때는 아직 일본에서도 공연하게 될지는 몰랐어요. 하지만 저희가 준비하면서 상상했던 공연장의 분위기는 7년 전의 빌보드 라이브 공연장과 비슷했어요. 아무래도 그때의 기억이 굉장히 좋았기 때문에 어쿠스틱 공연을 준비하던 중에 그때의 환경과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더라고요. 그래서 요코하마 공연이 결정되고 나서, 아주 잘 됐다고 생각했어요. 아주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해서 기대를 많이 하고 있어요.
—— 한국에서 정말 흔치 않은 26년차 밴드가 됐습니다. 그런데 군 공백기 정도를 제외하면 앨범이나 공연 활동을 거의 쉬지 않고 끊임없이 지속해오고 있어요. 그 열정의 원동력이 궁금합니다.
NELL:제일 중요한 건, 저희는 부업이 없습니다. (웃음) 멤버 누구도 부업 할 생각을 안 했어요. 사실 공연과 음반 작업을 병행하는 게 물리적으로 굉장히 힘들긴 한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음반 작업으로 한두 달 스튜디오에 박혀 있다 보면 공연을 너무 하고 싶고, 또 두세 달 공연 빡세게 하다 보면 다시 스튜디오 가고 싶고, 그것의 무한반복인 것 같아요. 작업할 때는 스트레스 받지만 또 관객들과 만나면서 스트레스가 해소되잖아요. 그렇다고 똑같은 곡으로 5년씩 공연하는 건 또 저희 입장에서 재미가 없으니까 음반 작업하러 가야 하고… 음악 작업과 공연 둘 다 너무 좋아하는 것들이라 포기할 수가 없어요.
——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의 신진 록 밴드들이 국내외에서 각광을 받고 있어요. ‘밴드 붐’이라고 소개되면서 일본에서도 많이 알려지고 있는데요. 이런 현상을 보면서 대선배로서 느끼는 점도 듣고 싶어요.
NELL:먼저 장르의 유행은 자연스러운 흐름인 것 같아요. 한국에서 재작년 정도까지 한 10년 정도는 방송의 영향도 있어서인지 힙합 음악이 강세였잖아요. 이제 또 새로운 것을 듣고 싶어지는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많아질 시기가 된 거죠. 그래서 오히려 그 사이에 많이 주목받지 못했던 밴드 음악들이 새로운 느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나 생각해요. 그리고 SNS를 통해서 눈에 띄는 아티스트들이 빠르게 영향력을 키워나갈 수 있다는 점도 이유겠고요. 하지만 전반적인 문화가 정착을 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밴드들의 해외 진출도 많아지긴 했다고 느껴요. 해외에서 한국의 대중 문화가 전반적으로 편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 음악가들 입장에서도 장르를 떠나 글로벌 단위로 뭔가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러워졌다고 생각해요. SNS를 통해 전파가 쉬워진 부분도 있을 거고요.

—— 26년 차를 맞이했지만 오히려 ‘전성기’ 혹은 ‘전성기를 앞둔 시점’이라고 말하는 것을 봤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NELL:물론 요즘에 진짜 눈에 띄는 잘하는 분들이 계시는데, 페스티벌 등에서 같은 무대에 서보면… 저희가 더 잘해요. (웃음) 저희도 재미있게 공연하고 음악 하고 있으니까 후배들에게 자리를 양보할 필요는 없죠. 전성기를 앞두고 있다는 표현은 어떤 스코어적인 의미의 전성기를 말하는 건 아니에요. 뮤지션이라면은 누구나 이전 작품들보다 좋은 작품을 내기 위해서 음악을 하는 게 가장 큰 목표여야 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봤을 때 다음 앨범이 이전 앨범들보다 더 우리가 스스로 만족할 수 있기를 바라고, 그렇기 때문에 아직 음악적으로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고 생각을 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뮤지션이라면 은퇴할 때까지는 평생 계속해서 내 최고의 작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실제로 이전 앨범들이 마음에 안 드는 건 아니지만, 지금 들었을 때 부족한 부분들이 느껴지고 아쉬운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걸 보완한 더 좋은 음반을 만들고 싶어요.
—— 답변 안에 NELL의 팬들이 여전히 행복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모두 들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보니 팬들이 기다리는 다음 앨범이 얼마 전에 수수께끼의 숲 속에서 작업을 마쳤다는 이야기를 봤어요.
NELL:새로운 환경에서 작업을 하다 보면 새로운 인풋으로 또 다른 아웃풋이 나올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어디를 갈까 하다가 태국을 가기로 했습니다. 저희가 예전에도 태국의 한 스튜디오에서 3주 정도 작업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기억이 너무 좋았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갖춰진 스튜디오에 가는 게 아니라, 아예 저희끼리 장비를 가지고 가서 어딘가 들어가서 해보자고 얘기를 했어요. 그래서 굉장히 조용하고 경치도 좋은 태국 후아힌이라는 곳을 찾았고, 거기 집을 하나 빌려서 저희 장비를 다 집어넣고 거실에 세팅을 했어요. 그렇게 한 달 동안 지내면서 앨범 작업을 하다 왔죠.
—— 그러면 그런 식으로 작업한 건 이번이 처음이신 거죠? 작업 과정은 어땠나요?
NELL:어딘가 작업을 하러 간 적은 여러 번 있었지만,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곳에 저희가 장비를 가져가서 세팅하고 뭔가를 만들어낸 건 처음이에요. 소감은… 아무래도 저희가 10대 후반, 20대 초반부터 스튜디오는 정말 지긋지긋할 정도로 오갔잖아요. 그런데 늘 오가는 공간이 아니라는 점에서 스트레스가 확 풀리는 환경이었던 것 같아요. 단점이 있다면, 돈이 좀 많이 듭니다. (웃음) 그렇지만 거기서 작업한 몇몇 곡에서 어떤 기타 프레이즈, 어떤 베이스 라인은 분명히 그곳에서 작업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런 결과를 보면 거기에서 지낸 시간이 의미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너무 좋았어서, 이미 다음 작업을 떠날 계획도 있습니다. (웃음)

—— 평소에도 일본에 자주 가신다고 한 적 있어요. 가면 주로 뭘 하시나요?
NELL:작년과 올해 사이에는 공연이 워낙 많았어서 예전만큼은 자주 못 갔는데, 그래도 매년 두세 번은 꼭 가는 것 같아요. 공연 끝나고서라도 며칠씩 더 머물면서 쉬다 가기도 하고. 가서 하는 건,… 주로 먹는 거죠. (웃음)
종완:저는 가이세키를 좋아해서 잘하는 데를 찾아 다녀요. 또 소바도 좋아하고요.
정훈:저는 장어덮밥을 좋아합니다.
재경:저는 일본 생맥주의 맛 때문에 영원히 일본에 계속 가게 될 것 같아요.
——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첫 공연을 한 지도 벌써 20년이 됐는데, 그동안 여러 차례 일본 공연을 하면서 기억에 남는 팬도 있을 것 같아요.
NELL:정말 오래된 기억인데, 2004년쯤에 믹스 작업 때문에 니이가타에 간 적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SNS를 활발하게 쓰던 시대도 아니었고, 저희도 일본 활동을 한 적이 없었는데, 어떤 팬 한 분이 어떻게 알고 니이가타 공항에 와계셨어요. 덜덜 떨고 계시더라고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지라 그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 있네요. 그 뒤에도 정말 오래 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공연을 보러 와주시는 분들은 기억하고 있어요. 2008년 ‘Summer Sonic’ 때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보러 와주시는 분들도 있거든요. 너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공연 정보

『NELL JAPAN CONCERT 2025 Still Sunset IN YOKOHAMA』
장소:빌보드 라이브 요코하마
일시:2025년 10월 3일 (금)
1st stage open 16:30|start 17:30
2nd stage open 20:00|start 21:00
상세:Billboard L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