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우울하고 몽환적인 인디 얼터너티브 밴드 나로틱(Narotic).
라디오헤드(Radiohead)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는 음악성은 포스트 록, 드림팝, 슈게이징, 사이키델릭이 뒤섞인 다양하고 치밀하고 섬세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11월에 올해 3월 간사이 투어 이후 8개월 만의 일본 공연을 신주쿠, 시모키타자와, 시부야의 도쿄 시내 3곳에서 개최했다.
이번 두 번째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3월 투어의 소감, 근황 등 일본 방문을 앞둔 나로틱(Narotic)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Interview & Text:music/And...
—— 전회의 첫 일본 방문 투어에서 칸사이를 처음 방문해, 오사카·쿄토·코베에서 공연해 보고, 전체적으로 어떤 인상을 가졌습니까?
Hyuk(Key): 나는 처음으로 해외를 나가보는 거라 기대감 반 두려움 반이었는데, 공연이 생각보다 잘 진행되어서 너무 다행이었어
Ethan(Dr) : 나는 우리 밴드가 성공한 느낌이었어. 우리 뭔가 됐구나! 근데 끝나고 너무 우물 안의 개구리였다고 다시 느낌
Woong(Gt/Vo): 처음 해외에서 공연하는 거라 신나고 기대가 많이 됐다. 실망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봤을 때 재밌는 경험이었다
Seddon(Ba) : 좋은 추억으로 남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는 것에 너무 감사했다. 그리고 컵라면이랑 고등어 초밥이 너무 맛있었어. 내 돈으로 먹은 건 아니었지만
—— 투어 중, 특히 인상 깊은 추억이나 에피소드가 있습니까?
Ethan : 브이로그 촬영이라는 색다른 경험을 해서 너무 재밌었다
Seddon : 나는 덜렁대지 말고 준비를 잘 해야 한다고 느꼈어. 다녀오고 나서 매번 제품의 사용 가능 전력이나 요구 전력 같은 걸 매일 확인하게 됐어
Woong : 동건이 파워.
Hyuk : 내 파워랑 정웅이 형 파워는 잘 작동해서 다행이었는데, 첫 오사카 공연 리허설 때 동건이 파워가 작동을 안 해서 난처했던 기억난다.
Ethan : 아 시발 그리고 비행기 놓침. 궁금하면 유튜브에서 나로틱 Vlog 보세요
—— 지난 투어를 마치고, 자기 자신이 아티스트로서나 인간적으로 뭔가 변화한 것이 있습니까?
Seddon : 나는 위에서 이미 말한 내용이네
Ethan : 나는 투어 다녀오면서 우리가 비즈니스 적으로 만나는 게 아닌 조금 더 돈독해지는 느낌이었어
Woong : 나도 같은 생각이야. 나는 멘탈도 더 강해진 것 같아
Seddon : 나도 멘탈적으로도 많이 단단해진 느낌이야. 그때 완전 정신없었는데, 다녀온 뒤로 많이 마음가짐이 바뀐것같아.
Hyuk : 나도 멤버들이 무너지는 것도 보고, 서로 위로해 주기도 하면서 많이 돈독해진 느낌이야.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항상 붙어있다 보니 서로 많이 변한 것 같아
—— 최근 아티스트 사진이 바뀌면서 이전 분위기에서 반전되어 메시지성이 강한 사진이 된 인상을 받았습니다만, 어떤 컨셉으로 촬영했습니까?
Woong : 사진은, 우리 음악이 좀 새롭게 바뀔 거야
Seddon : 나는 뭔가 식상한 프로필 같은 걸 많이 봤는데
Woong : 그것도 있긴 했지
Seddon : 그렇다고 그들이 프로필이 안 멋지다는 게 아니라 그런 프로필을 찍고 싶지 않았고 앞으로 달라질 거니까 더 튈 수 있는 프로필을 만들고 싶었어. 멤버들과 술자리에서 좋은 아이디어가 나와서 프로필을 찍게 되었다
Woong : 그냥 우리가 벗은 거는 뭐랄까 예전에 내 음악도 뭔가 있어 보이는 척을 했었던 것 같은데 이제 그런 음악을 하지 않고 발가 벗겨진 음악을 하고 싶어서
Hyuk : 나는 사실 정웅이 형이 전부터 있어 보이는 척을 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했을 때 정확히 이해를 못 했었는데 우리가 사진을 찍을 당시에 개인적으로 내가 정신적으로 힘든 상태에서 촬영을 하러 갔었고, 다 내려놓자고 생각을 했어. 어차피 정해진 콘셉트고 우리가 촬영 장소에 도착을 했으니 그냥 우리 날것을 보여주자라고 생각을 하고 촬영을 진행했는데 여태까지 찍었던 프로필 중에 가장 멋진 사진이 나왔고 이제야 있어 보이는 척을 했을 때 더 멋이 없다는 말이 어떤 말인지 그 촬영이 끝나고 이해한 것 같아
Ethan : 그치 멋있어 보이려고 찍은 건 아니니까
Woong : 근데 호불호 엄청 많이 갈려
Ethan : 나도 근데 그 생각이 맞는 게 어차피 대중들이 봤을 때는 그거 하나가 홍보효과라고 봐. 우리가 멋으로 찍은 게 아니지만 어쨌든 다 헐벗었기 때문에 누군가가 봤을 때는 얘네들 뭐야 하면서 클릭을 해볼 거고, 나로틱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은 아 얘네가 정말 많이 바뀌고 있네라고 생각할 거고
Woong : 그래 모든 사람이 우리를 좋아해 줄 수는 없어
Ethan : 그치. 나는 정말 새로운 시도라고 생각해. 많이 변할 수 있고, 변화된 모습을 알겠지. 나로틱을 많이 본 사람들은 알겠지
Woong : 그럼 더 대중적으로 안 간다는 의미 아니야?
Ethan : 근데 그래도 나는 상관없다고 봐. 이미 늦지 않았어?
Woong : 그건 그래. 그래도 조금 더 많은 사람들한테 접근을 하고 싶어 하는 장치들이 있잖아.
Ethan : 그런 장치들이 우리가 예전에 많이 했었던 멋있어 보이는 척이지. 근데 그것도 우리 밴드의 색깔에 맞으면 그게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데, 그렇게 하는 밴드들이 많으니까. 근데 그 사람들은 그 밴드들이 어쨌든 간에 다 색깔에 맞춰서 하는 거고,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고? 근데 난 나로틱은 그건 아닌 거 같아
Hyuk : 척하는 순간 그건 아닌 것 같아
Ethan : 존재 자체가 멋있어야 돼
Seddon : 사실 프로필 찍고 나서 그 프로필 찍은 게 나 자신에게도 터닝 포인트가 된 것 같아. 사실 내 인스타에도 멋있고, 잘 나온 사진들 사람들이 좋아요 많이 눌러주는 그런 것만 올리고 싶었었는데 그 프로필 찍고 나서 많은 나로틱 팔로워 분들이 나를 많이 팔로우 하고 있거든? 그래서 나를 다 볼 거 아니야. 오리발 하나 끼고 사진 찍었는데 모든 걸 다 발가벗겨진 느낌? 멘탈적으로도 조금 흔들리기도 했어
Ethan : 근데 중요한 건 우리가 안 시켰어. 혼자 오리발 가져오겠다고 난리 침
Seddon : 그때 되게 힘들었던 상황이었어. 그때 이후로 머리도 잘랐고.
—— 최근에는 음악을 포함하여 영향을 받고 있는 아트 작품, 영화나 소설, 그 밖에 뭔가가 있습니까?
Ethan : 에곤 실레 표현주의 작품들에 관심이 많아졌고, 음악은 올드 재즈를 듣고 있다. 전부터 Les Paul이랑 Teddy Wilson을 좋아해서 그 섬세한 연주들이 나의 플레이를 최근에 많이 바꿔주었고 영향이 정말 크다. 그리고 그밖에 허수경 시인 시집을 좋아한다.
Woong : 요즘 뉴스들을 보며 많은 영감을 얻는다. 중동이나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인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나 생각을 하며 좀 우울한 생각들을 많이 하게 된다. 과학영상을 또 많이 보게 되어서 한없이 작은 나를 발견하고 있다.
Seddon : 나는 주로 살아있는 동, 식물들을 보면서 많은 감정과 영감을 받는다. 인간과 다른 생물체들을 보면서 새롭게 느끼는 감정선들이 많다. 또 미술관을 가거나 거리를 걸으면서 시각적으로 얻는 것을 청각적인 작품에 담으려고 한다.
Hyuk : 친구에게 선물 받은 책이 있는데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 좋은 작가의 글은 독자가 작가의 세계관으로 온전히 초대받는 느낌이 든다. 음악도 같은 결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이 들어 최근 글과 음악을 통해 다른 이들의 세계관을 탐방하고 있는 중이다.
—— 현재 싱글 제작을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만, 상황은 어떻습니까?
Woong : 지금 녹음은 다 끝냈고, 일본 투어 전에 발매하고 싶지만 어떻게 될지 잘 모르겠다.
—— 최근의 라이브에서는, Nothing But Thieves, Tame Impala, The Verve, Blur, Radiohead 등의 악곡 커버를 연주하고 있습니다만, 그 밖에 커버해 보고 싶은 밴드는 있습니까? 일본 밴드는 어때요?
Woong : 나는 BADBADNOTGOOD 커버하고 싶어. 일본 밴드는 toe
Ethan : 나는 ONE OK ROCK
Seddon : 나는 Tame Impala!! 또 Tame Impala
Woong : 나는 솔직히 요즘 재즈를 많이 들어가지고
Hyuk : 형이 말했던 BADBADNOTGOOD도 재즈 성향이 강한 팀이니까
Seddon : 솔직히 나는 Yellow Magic Orchestra 곡을 한번 해봤으면 좋겠어. 그다음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Tame Impala. 언제든 커버하고 싶어. 그리고 Radiohead는 또 해보고 싶어.
Ethan : 근데 Radiohead는 반응 괜찮았던 것 같아. 일본에서 했을 때도. 우리랑 비슷한 색깔이기도 하고
Woong : 일본도 Radiohead를 엄청 좋아하긴 하지
Hyuk : 그때 그 여자분 누구였지?
Woong : Ayu Okakita?
Hyuk : 맞아 그 여자분 막 춤추고 그랬었잖아
Woong : 그 사람은 Radiohead 실제로 봤다잖아
Ethan : 맞아 레스토랑에서 밥 먹다가 봤다 했잖아
Hyuk : 나 그때 잘못 이해해서 그분이 Radiohead랑 같이 식사했다는 줄 알았어
Woong : 너는 뭐 없어?
Hyuk : 나는 어떤 곡보다도 연주곡인데 굴곡 없는 연주곡 있잖아. 재즈도 굴곡이 없는 곡이 있고 굴곡이 심한 곡이 있는데 나는 사실 굴곡이 없는 곡에서 사람들의 엄청난 환호를 받기가 더 힘들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그런 연주곡을 한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야.
Woong : Confessions Pt III 가 그런 느낌이지
Hyuk : 형은 ONE OK ROCK?
Ethan : 응 근데 꼭 ONE OK ROCK이 아니더라도 이번 일본 투어를 기념한다고 생각해서, 일본 밴드나 일본어로 부를 수 있는 노래? 영어가사 곡이 아니더라도. 재밌을 거 같아
Hyuk : 근데 일본어가 발음이 어려워가지고
Woong : 잘하잖아
Ethan : 근데 똑같지 뭐 정웅이가 영어로 발음하는 거 듣는 거랑 똑같겠지 뭐. 우리가 외국인이니까 일본 관객분들은 감안해서 들어주시겠지
Woong : 너가 부르면 되지
Ethan : 내가 왜 불러 노래를
Hyuk : 형 일본어 잘하잖아
Ethan : 드럼 누가 쳐?
Woong : 드럼 내가 칠게. 아니 드럼 치면서 노래하면 되지
—— 조금 이르지만, 2024년은 Narotic에게 어떤 해로 가고 싶습니까?
Woong : 지금까지 새로운 걸 많이 했지만, 좀 더 새로운 걸 추구해야지
Hyuk : 나는 올해가 많이 느끼고 많이 바뀐 해 같아서, 이걸 가지고 더 뭔가를 펼쳐야 할 것 같아
Ethan : 사실 우리가 펼칠 방법을 아직도 잘 모르긴 해. 많이 시도한 것치고는.
Woong : 너무 새로운 것만 했나 싶기도 해
Ethan : 맞아 그런 느낌도 있어. 정말 많이 했잖아. 특히 올해에. 솔직히 나는 내년에 EP가 됐든 싱글이 됐든 정규앨범이 됐든 좀 기대가 되는 건 있어. 지금까지 갈고닦아온 새로운 것들을 추구했을 때 어떤 곡이 나올지
Woong : 근데 좀 음원을 자주 내야 할 것 같아. 좀 힘들겠지만, 음원을 자주 내는 게 맞는 것 같아. 왜냐면 요즘 시대에 너무 빨리 잊히기도 하니까.
Ethan : 오프라인 활동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도 느꼈어
Woong : 온라인
Ethan : 아 온라인 활동. 앨범을 많이 낸다든지, 콘텐츠를 제작한다든지
Woong : 뭔가를 계속 만들어내야 해 절대 쉴 수 없어
Seddon : 뭔가 리믹스를 한다거나, 아니면 커버를 해서 발매를 하는 거야. 아니면 이런 생각도 해봤어 크리스마스 송
Ethan : 어 나도 그거 생각했었는데 Can't Take My Eyes Off You 있잖아. 그 노래를 크리스마스 때 커버 곡으로 연주를 하거나, 네가 말한 것처럼 발매를 하는 거
Seddon : 내 생각은 크리스마스 송을 만들어서, 크리스마스에 발매를 하는거야
Woong : 근데 예전에 내가 크리스마스 곡을 쓰다가 말았어
Seddon : 다크 크리스마스인 거지
Woong : 그럼 이번 크리스마스 때 한번 해볼까?
Ethan : 공연이 잡히면 뭐
Woong : 아니 음원을 내자는 말이야
Hyuk : 다크 크리스마스
Ethan : 다크 리스마스
—— 도쿄에서 특히 기대하고 있는 것이 있습니까?
Seddon : 클럽 앤 비어
Woong : 또 난리치네
Seddon : 아 그러면 사케 앤 비어
Ethan : 나는 지난 간사이 투어 때 한 팬분이 도쿄에서는 공연 안 하냐고 물어봤었는데, 그분들이 정말 오실지 기대된다
Woong : 새로운 도쿄 뮤지션들을 만나는 게 기대되고 지난번 고베공원에서 함께 공연했던 Daisy Jaine의Masara씨와의 만남도 기대된다
Hyuk : 나도 일본에서 새롭게 만날 밴드들이 기대되고 지난 간사이 투어랑은 어떻게 다를지도 기대된다
—— 11월의 두 번째 일본 방문 공연을 향해서, 1명씩 메세지를 부탁드립니다!
Woong : See you soon Japan
Ethan : よろしくお願いします。
Hyuk : 그게 무슨말이야?
Ethan : 잘 부탁드립니다
Woong : 아 그리고 저희를 위해 힘써준 Narotic의 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music/And... 여러분과 Masara에게 정말 감사드립니다
Seddon : 일본의 음식들아 기다려라!
Hyuk : 우리 공연 보러 와주실 분들에게도 감사하고 Fat Hamster랑 KANGNew 님 하고도 같이 가서 공연하는 게 너무 기대된다
Ethan : 진짜 너무 재밌을 거 같아
Hyuk : 진짜. 일본에서 우리 동료 뮤지션이랑 같이 공연한다는 게 너무 감격스러운 일이야. 감사합니다
Narotic:WE LOVE 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