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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팝을 중심으로 한 ‘뉴트로’ 열풍에서 최근 ‘Y2K’, ‘2016’으로 리바이벌의 대상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발매된 싱어송라이터 Izyperry(이지페리)의 새 EP [PROOF OF WHAT?]은 Y2K 팝 R&B의 캐치함과 현대적인 사운드를 결합하고, 그 속에 셀프 러브(self-love)의 메시지를 담아낸 그야말로 ‘그립지만 새로운’ 작품이다. 완성도 높은 트랙과 감정을 섬세하게 묘사하는 목소리로 주목받는 그녀가, 이번 작품에 어떤 마음을 담았을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지금까지의 커리어, 그리고 새 EP의 테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Interview & Text:kakigenkin

—— 우선 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Izyperry: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저는 한국에서 팝과 R&B 장르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인디 아티스트 Izyperry(이지페리)입니다. 이렇게 인사드리게 되어 반갑습니다!
—— Izyperry님이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에 대해 알려주세요.
Izyperry:어렸을 때부터 노래하는 것을 정말 좋아했어요. 하지만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도 좋았지만, 어느 순간 ‘결국 내게 남는 건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제 이야기를 담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졌어요. 사람은 계속 변화하고, 생각도 끊임없이 달라지잖아요. 그 순간순간의 고민과 감정을 음악으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왔고, 그렇게 음악을 시작하게 된 것 같습니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Sabrina Claudio입니다. 목소리 하나만으로 공간의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해버리는 그녀만의 무드에 정말 매료됐어요. 음악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그녀처럼 분위기 중심의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지금은 조금 다른 방향으로 오게 되었지만, 여전히 저에게는 큰 뮤즈 같은 존재입니다. (웃음)
—— Izyperry님의 곡에서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그 목소리입니다. 탑라인 작곡부터 발성, 마스터링에 이르기까지, 녹음할 때나 작업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시나요?
Izyperry:저는 작업할 때 무엇보다도 그루브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직도 계속 배워가는 과정이지만, 녹음이나 작업을 할 때 탑라인이 트랙 안에 얼마나 자연스럽고 그루브 있게 녹아드는지를 가장 많이 고민하는 편입니다. 기술적인 완성도도 중요하지만, 결국 몸이 먼저 반응하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 전작 [Until I’m Free] 이후 거의2년 만에 발매되는 EP입니다. 전작과의 차이점이나, 사운드 측면에서 새롭게 도전하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Izyperry:[Until I’m Free] 를 발매한 게 2024년이었는데, 벌써 2년 만의 EP네요! 정말 오랜만에 내는 앨범이라 그런지, 전작과는 굉장히 다른 무드의 작품이 된 것 같아요. [Until I’m Free] 는 전곡을 제가 단독으로 작사·작곡한 앨범으로,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당시의 방향성과 제가 살아오며 느꼈던 고민, 그리고 나름대로 찾아낸 해답들이 담겨 있는 작품이었어요.
반면 이번 앨범은 기존에 보여드렸던 R&B 무드보다 훨씬 더 레트로하고 대담한 팝 장르에 도전한 작품입니다. 특히 이번 EP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프로듀서 Gmin님과 전곡을 함께 작업했는데요,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조금 화가 나 있는 앨범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웃음) 전작과 비교하면 거의 다른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분위기가 달라졌고, 약간 ‘흑화된’ 저의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PROOF OF WHAT?] 이라는 타이틀대로, 이번 작품의 테마는 ‘자신의 감정이나 감각을 지키는 것’입니다. EP 안에서도 여러 가지 형태로 이 테마가 표현되어 있는데, 이러한 테마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Izyperry:저는 스스로에 대해 정말 많은 생각과 고민을 해온 사람이라, 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인간관계 속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상대방이 내가 아는 나의 모습으로 바라봐 주지 않을 때 였던 것 같아요. 또 특히 감정의 해상도가 진한 사람들이 있잖아요. 저는 원래 감정을 굉장히 세밀하게 느끼는 편인데, 제가 느끼는 감정을 상대가 부정하거나 틀렸다고 말할 때가 있었어요. 하지만 사람마다 느끼는 방식은 모두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럴 때마다 저는 점점 감정적으로 변하고, 스스로를 설명하려 애쓰게 되더라고요. 그런데 어느 순간, 그렇게까지 해서 모두에게 이해받으려고 하는 행동 자체가 오히려 저를 지키지 못하는 방식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사실 모든 사람이 저를 완벽하게 알 필요는 없잖아요. 굳이 제가 누군가를 설득해야 할 이유도 없고요. 그래서 ‘모든 사람에게 이해받아야 한다’는 강박을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어요. 상대가 저를 오해하더라도 굳이 설명하지 않게 되니까 오히려 마음이 훨씬 편안해졌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제가 굳이 많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의 저를 알아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정말 감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그들과 더 많이 소통하고, 사랑을 나누며 살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번 타이틀곡에는 이러한 마음을 담고 싶었어요. 또 수록곡들에는 제가 이런 생각에 도달하기까지 느꼈던 타인의 시선에 대한 복합적인 감정들, 그리고 그 시선들을 대하는 저만의 태도와 감정의 흐름들을 함께 담아냈습니다.
—— 가사를 보면 중국어나 스캣이 들어가는 점도 눈에 띄었습니다. 가사를 쓰실 때 항상 생각하시는 것이나 루틴 같은 것이 있을까요?
Izyperry:저는 항상 가사보다 탑라인을 먼저 작업해요. 그러다 보니 멜로디를 짤 때 입 밖으로 나오는 가이드 발음 중 정말 마음에 드는 것들이 생기는데요. 굳이 구체적인 가사 단어를 붙이기보다, 그 날것의 느낌과 리듬을 그대로 전달하고 싶을 때 스캣을 활용하는 편입니다. 또한 가사에 다양한 언어가 들어가면 청각적으로 훨씬 다채롭게 들린다고 생각해서 중국어를 종종 가사에 쓰게 되었습니다.
—— YouTube, Instagram에서 공개된, 밤거리를 활보하는 Visualizer도 인상적입니다. 비디오를 제작할 때의 에피소드나, 촬영지 선정 및 스타일링에서 중점을 둔 포인트를 알려주세요.
Izyperry:저는 현재 음악 활동과 함께 현재 법무 관련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어느 날 회사 앞을 지나가다가 우연히 홍콩 거리 같은 분위기의 장소를 발견하게 되었어요. 그 순간 자연스럽게 “내 음악이랑 정말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촬영 장소로 픽스했습니다.
여러 복합적인 감정과 굳건한 의지를 담아낸 앨범이기 때문에, Visualizer에서도 얼굴 클로즈업을 많이 활용해서 자신감 있고 흔들리지 않는 표정을 담아내고 싶었어요. 원래는 강아지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인데, 앨범의 무드에 맞춰 조금 더 강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표현하고 싶어서 고양이상처럼 보이도록 메이크업도 평소보다 진하게 해봤어요. 그런데 생각보다 주변에서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당분간은 계속 앙칼진 고양이로 다녀보려고 합니다. (웃음)
촬영은 ‘The sean’ 감독님이 해주시고 프로듀서로 활동 중이신 ‘yumetree’님이 함께 도와주셨는데, 당시 제가 앨범 준비에 몰두하면서 많이 지쳐 있던 시기였거든요. 그런데 두 분이 정말 엄청난 에너지로 현장을 이끌어주셔서, 촬영 내내 계속 웃으면서 즐겁게 촬영했던 기억이 나요. 신기하게도 촬영도 1시간 반 만에 굉장히 빠르게 끝났고, 끝나자마자 다 같이 치킨을 먹으러 갔었어요. 돌이켜보면 올해 들어 가장 많이 웃었던 날 중 하루였던 것 같습니다.
—— 수록곡 ‘that’s on me’가 Apple Music 플레이리스트에 선정되는 등 국제적으로도 리스너를 늘려가고 계시네요. 리스너들의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리고 향후 활동에 있어서의 목표를 알려주세요.
Izyperry:정말 감사하게도 선공개 곡이었던 ‘that’s on me’가 Apple Music의 공식 플레이리스트인 ‘Brown Sugar R&B’와 ‘Grown N Sexy’에 선정되었습니다. 덕분에 ‘아, 리스너분들이 이런 무드의 곡을 내 목소리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주시는구나’ 생각했습니다.
2025년에 싱글들을 발매하면서 저에게 가장 잘 맞는 스타일을 찾아가는 고민의 시간이 있었거든요. 플레이리스트 선정을 보고 ‘잘해나가고 있구나’ 하는 위로를 받았고, 그 힘을 이어받아 이번 EP를 무사히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 앨범이 에너제틱한 팝 장르인 만큼, 앞으로 다양한 공연 무대에서 재미있고 멋진 퍼포먼스로 대중분들과 만날 다양한 기회를 찾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을 작업하는 동안 감정이 잔뜩 휘몰아쳐서 감정 소비가 컸던 터라, (웃음) 다음번에는 저 스스로를 디톡스하고 치유할 수 있는,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작업 할 수 있는 음악을 만들어 또다른 이지페리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 마지막으로 일본 리스너분들께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Izyperry:제 인터뷰를 읽으신 모든 분이 방금 막 따끈따끈하게 발매된 제 새 EP 앨범을 꼭 들어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조만간 일본에서 직접 얼굴을 뵙고 제 노래를 라이브로 들려드릴 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네요(웃음). 인생이란 음악이든 무엇이든, 각자의 자리에서 편안함과 행복을 찾아가는 여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음악이 여러분의 그 여정에 아주 작은 즐거움이 될 수 있다면 무척 기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인터뷰 할 수 있게 해주신 kaki님께도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몸도 마음도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Izyperry:Instagram|YouTube|Spotify|Apple 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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